상단영역

본문영역

쌍용차 토레스 T7 4WD '소비자의 눈은 매처럼 예리했다'

쌍용차 토레스 T7 4WD '소비자의 눈은 매처럼 예리했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2.09.10 06:1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쌍용차 토레스가 벼랑 끝에 몰린 가문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

"3000만원 짜리 차가 얼마나 영업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

"1.5 가솔린 터보 모델이 부드럽고 강한 힘을 낼 수 있을까" 

"덩치를 키운 게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

쌍용차의 새로운 SUV 토레스가 출시되기 전까지 머릿 속에 각종 우려가 가득했었다. 하지만 실물 토레스를 만나고 하나하나 궁금증이 풀렸다.

시승한 모델은 컬러부터 가장 맘에 들었던 아이언 메탈과 블랙 투톤, 그리고 실내는 카키 인테리어의 T7모델이다. 기본가격은 3020만원인데 풀옵션에 가깝게 편의장치를 모두 넣어야 진정한 평가가 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600만원 어치 옵션을 넣어 3625만원 짜리 완전체 토레스를 만났다.

추가 옵션으로는 4륜구동(200만원), 무릎에어백(20만원), 딥컨트롤패키지(100만원), 사이드스텝(45만원), 사이드스토리지박스(30 만원), 하이디럭스 패키지(170만원), 투톤 익스테리어패키지(40만원)가 들어갔다.

"어..어..!" 사전계약 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토레스는 2만~3만대 사전계약을 쉽게 넘어서더니 벌써 6만대까지 치솟았다. 소비자들은 사진만 보고 어떻게 토레스를 찍었을까. 참으로 희한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눈이 얼마나 정확한 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실물은 사진이나 홍보영상의 모습과 거의 같은 수준이거나 그보다 앞선 수준이었다. 전장은 4700㎜로 중형 SUV 기준에 딱 도달했다. 높이는 웬만한 SUV 보다 크게는 한뼘 정도가 높은 수준이다.

아이언 메칼 컬러는 푸른색과 보라빛을 오묘하게 띄면서 상단의 블랙 투톤과 어울린다. 스토리지 박스도 블랙으로 처리됐는데 실버컬러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억지로 찾아낸 아쉬움이다.

보닛 양 어깨엔 마치 손잡이처럼 구멍뚫린 가니쉬 장식이 있고 루프캐리어에도 앞뒤로 구멍이 뚫려있다. 캠핑을 위해 타프나 어닝을 설치해야 하는 캠핑족 입장에선 이게 신의 한수로 보여진다. 캠핑을 갔을때 로프나 고리를 걸 곳이 없어서 난감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기억 때문이다.

슬롯방식의 프론트 그릴과 타이어 형상의 리어 디자인도 완전한 시그니처를 완성시켰다고 보여진다. 딱 봐도 이건 토레스네 주위의 행인들도 쳐다보는 눈이 상당하다. 육중하면서도 실제 수치상 주차나 골목운전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도어를 열면 웰컴라이트가 독특하다. 올라타기 위해 고정식 스텝을 밟아도 되고 안 밟아도 되는 수준이다. 스텝이 없었으면 아쉬웠을 수도 있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에선 땡큐를 외칠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2열 공간은 기대 이상으로 넓다. 휠베이스가 수치상 길지도 않은데 이렇게 2열 탑승객이 만족감을 보일 수 있을까 할 정도다. 리클라이닝까지 가능하니 가족들에게 구매 허락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트렁크는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여행용 손가방) 4개를 수납하고도 여행용 캐리어를 추가로 적재할 수 있는 여유로운 703ℓ(VDA213 기준/T5트림 839ℓ)의 공간을 자랑한다. 2열 폴딩 시 1,662ℓ 대용량 적재가 가능다. 전장이 높아 플랫하게 만든후 성인이 고개를 전혀 굽히지 않고 편하게 앉을 수 있다.

주행 하고 나선 살짝 놀랐다. 출발과 저속 구간의 토크가 높다는 걸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매끄러운 감성까지 겸했다. 쑥 속도를 올리면서 "이 가격에 이런 주행이 가능해?"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험했던 터라 기대감이 크진 않았다. 그래서인지 3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와 조화가 이렇게 좋았나 싶을 정도로 단점을 찾기 어려웠다.

납작한 클러스터의 좌측엔 디지털 변속기엔 단수가 함께 보여지니 이게 참 운전의 재미를 준다. 지금 몇단으로 달리고 있고, 스포츠로 돌리면 어떻게 아이신 미션이 3단까지 훅 내려가는지 변속기 단수마다 파워트레인의 느낌을 직관적으로 알아챌 수 있어 좋았다.

이 정도면 7·8단 변속이 크게 필요없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변속 속도가 빠르고, 순간적인 속도변화에 변속기가 엉뚱하게 주춤거리는 상황도 없었다. 동급 최대토크 28.6kg·m가 상당한 역할을 해낸 것으로 보인다. 최고출력 170마력의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가장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찰떡궁합을 이뤘다는 판단이다.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도 편리했다. 체증이 심한 도로에서 앞차와 간격을 잘 맞춰 달렸고 각종 비상상황에서 경고음을 주거나 멈칫 속도를 줄이며 운전자의 피로도를 확 낮췄다. 다만 센서가 조금 민감한 편이라 수시로 경고음을 주는 부분은 약간의 불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전륜을 기본으로 하되 심한 경사를 오를땐 4륜으로 알아서 작동하는 느낌 또한 꽤 든든했다. 앞으로 토레스의 첫 겨울이 올텐데 눈길 주행에서 더 칭찬받을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연비는 도심에서 10km/ℓ이 살짝 덜 나오고, 고속도로에선 그 보다 1~2km/ℓ 정도 높게 나왔다.

공영주차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주차비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반갑다. 친환경 차가 아니면서 제3종 저공해자동차 인증을 획득하여 혼잡통행료와 공영∙공항주차장 이용료 50~60% 감면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편한 주행을 위해 주행모드는 노멀모드로 달리다가 스포츠와 윈터 모드를 바꿨더니 조금 더 엔진이 민감해 진다. 급가속엔 엔진을 쥐어짜는 음이 터져나오지만 그렇게 달리는 용도가 아니기에 신경쓰이진 않았다.

공회전 제한시스템(ISG)은 평균 수준 정도의 이질감을 줬고, 20인치 타이어가 주는 어떤 걸림돌도 느껴지지 않았다. 12.3인치 디스플레이의 색감은 눈에 거슬리는 게 사실이다. 운전시야에서 육중한 보닛이 보일 만큼 살짝 부담이 되기에 주차시 서라운드뷰의 부재는 아쉬웠다.

전반적인 주행과 편의에서 평균 이상의 고른 점수를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토레스의 놀라운 사전계약 수치에 이해가 가는 시승이었다. 소비자들이 상품 평가에 얼마나 예민하고 지갑을 열때 신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기회이기도 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쌍용차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