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포티지가 연식변경 모델 ‘2023 스포티지’에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추가했다. 2023 스포티지 출시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이 바로 경제성이 뛰어난 LPi 엔진 탑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은 기존 스포티지와 동일하다. 다만 LGP 2.0 엔진을 얹은 것이 달라진 점이다. 주행 감성 또는 파워만 달라진 셈이다. 스포티지는 워낙 인기 모델이어서 디자인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날렵한 주간주행등(DRL)에다 도어 창문이 높고 길게 뒤로 빠져 마치 쿠페형 SUV 형태를 띄고 있다. 3040 연령대 운전자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는 이유다.

뒷모습도 널찍한 공간적 디자인 덕분에 심플하고 고급성이 돋보인다. SUV들 가운데 브랜드를 막론하고 가장 오래 기다려야 하는 인기 모델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다만 기존 LPG 모델들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놨다. LPG라고 하면 쉽게 떠오르는 게 겨울철 시동이 안걸렸던 낮은 가격대의 승용 승합 모델이다. 이런 노후된 이미지를 완전히 없애고 스포티지 휘발유 디젤 모델과 동일한 수준의 높은 옵션이 적용돼 환골탈태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르노 SUV인 QM6 LPe 모델과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UV 중에는 유일한 LPG 모델이던 QM6에 정면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스포티지 LPi는 사전계약 4000여대를 넘어서며 단번에 인기모델 반열에 올랐다.

그럴만도 한 것이 연비를 보면 바로 이해가 된다.  시그니처 그래비티 트림은 높은 연비로 연료비 측면에서 보통 가솔린 모델의 60~70% 밖에 들지 않는다. 스마트스트림 L2.0의 최고출력은 146마력, 최대토크 19.5㎏f·m, 복합연비는 리터당 8.8㎞다.

일반적인 운전법으로 도심과 고속도로를 섞어서 달려보니 리터당 12㎞는 쉽게 찍었다. 이렇게 따지면 연료비는 거의 가솔린 대비 60% 밖에 들지 않는다. 장거리를 뛰는 운전자일수록 월 연료비는 수십만원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다.

주행의 성향은 명확하다. 가속페달을 중간쯤만 밟으면 가솔린 차 못지 않은 짱짱하고 정숙한 주행이 가능하다. 부드럽고 소음진동도 상당히 잘 잡아서 그냥 가솔린 차라고 생각해도 되는 수준이다.

다만 가속페달을 절반 보다 더 깊게 밟으면 곤란하다. 3000rpm을 넘어서면 우웅 소리만 요란할 뿐 가속력은 오르지 않는다. 긴 구간 오르막 도로가 있는 곳은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산지의 경사가 심한 구간은 굉음을 내면서 가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지대가 전국토의 10% 남짓할 터. 무섭게 오르는 가솔린과 디젤 가격 보다 훨씬 이득을 볼 수 있는 게 바로 1000원 초반대의 LPG 연료비일 것이다. 그야말로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운전자들에겐 스포티지 LPi로 기름값 '횡재'할 정도다.

스포티지는 이렇듯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LPG 까지 모든 연료 트림을 다 갖게 된 엄청난 모델로 등극했다. 1.6 가솔린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40마력 정도 뒤진 146마력도 가속을 붙이는 방식의 '양반운전'자라면 전혀 힘이 딸리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또 다른 모델들은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나 8단 자동변속기인데, LPi만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는 점도 구별된다. 이 부분 역시 LPi 엔진 특성과 잘 조화된 구성이다. 급가속이 불가하니 7~8단의 쪼개기 변속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셈이다.

부드럽고 일상적인 운전자라면 LPi를 선택해도 후회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기차로 가기 전에 차를 한번 더 바꿔야 한다면 가솔린, 디젤을 피하고 LPG SUV가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2023년형 스포티지 가격은 2.0 LPi 모델 ▲트렌디 2538만원 ▲프레스티지 2714만원 ▲노블레스 2965만원 ▲시그니처 3284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기아, 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