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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전기차의 등장" 태안서킷 달군 585마력 'EV6 GT'

"슈퍼 전기차의 등장" 태안서킷 달군 585마력 'EV6 GT'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2.10.1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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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외에서 진행된 ‘제네시스 GV60, 머스탱 마하-E, 테슬라 모델Y’ 드래그 레이스에서 GV60이 우승을 차지하며 놀라움을 안겼다.

그런데 영상을 지켜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의외다. 레이스에 등장하지도 않은 ‘기아 EV6 GT’를 최고 승자로 꼽은 것이다.

슈퍼카보다 더 빠른 전기차 기아 'EV6 GT'가 마침내 출시됐다.

EV6 GT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한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EV6 대비 성능을 대폭 높인 모터와 고출력 배터리를 조합해 역대 최고 수준의 동력 성능을 확보했다.

지난 4일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EV6 GT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에선 EV6 GT의 진정한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드래그 레이스, 짐카나, 마른 노면 서킷, 젖은 노면 서킷, 고속주회로 등 다양한 코스를 달려봤다.

센터 인근 일반도로 시승을 통해 워밍업을 마친 후 진행된 첫 코스는 가속성능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드래그 레이스’다.

고성능 모델인 만큼 시트는 스포츠 버킷시트가 적용, 자동이 아닌 수동 방식으로 조절을 해야 한다. 전동시트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고속주행과 선회주행 등에서 몸을 꽉 잡아줘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장치로 생각해야 한다.

사륜구동 단일 모델로 운영되는 EV6 GT는 최고출력 270㎾·최대토크 390Nm의 후륜 모터와 최고출력 160㎾·최대토크 350Nm의 전륜 모터를 더해 합산 430㎾(585마력)의 최고출력과 740Nm(75.5㎏.m)의 최대토크의 성능을 갖췄으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5초다.

시승행사에서 진행된 레이스는 기어모드에 따라 ‘노멀, 스포츠, GT’ 등으로 세 차례 이어졌는데 주행 모드에 따라 다른 피드백을 경험할 수 있다.

감을 익히는 차원에서 첫 시도는 가속페달에 여유를 뒀더니 시간은 4초로 잡혔다. 이후 스포츠 모드와 GT 모드에서는 망설임 없이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꾹 눌렀더니 공식 기록인 3.5초를 살짝 넘어서는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EV6 GT에 적용된 고성능 모터의 분당 회전수(rpm)는 최고 2만1000회에 달해 저속부터 최고 속도까지 모든 속도 영역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기아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400m 가속력 테스트(드래그 레이스)에선 슈퍼카인 람보르기니 '우루스', 메르세데스-AMG 'GT', 포르쉐 '911 타르가4', 페라리 '캘리포니아T' 등보다도 빨랐다.

차량 개발 담당자에 따르면 EV6 GT에는 ‘런치 슬립 컨트롤(LSC)’ 기능이 탑재, 최적의 발진 성능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최고속도에서도 5분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3.4km 서킷 주행에서는 EV6 GT가 단순히 빠르기만 한 차량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서킷 코너 구석구석을 공략할 때 짜릿한 손맛과 쏠림을 느끼게 했다. 특히 헤어핀 구간을 진입하고 탈출 할 때는 중력과 반중력을 번갈아 가며 느낄 정도로 제동력과 가속력이 뛰어났다.

이와 같은 코너링과 핸들링의 비결은 뛰어난 서스펜션이다. EV6 GT에 적용된 전자 제어 서스펜션(ECS)은 주행모드에 따라 댐퍼 감쇠력을 조절함으로써 차량 자세를 최적 제어해 균형 잡힌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을 구현해준다.

기아는 전륜 서스펜션 구조를 맥퍼슨 스트럿에서 맥퍼슨 멀티링크로 바꿔 움직임을 개선하고, 스트럿 링을 추가함으로써 차체 강성까지 강화했다. 5링크로 구성된 후륜 서스펜션은 구조적 변화를 거치지 않았지만, 트렁크 내부에 크로스바를 추가해 추종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강성을 증대했다. 이 같은 변화 덕분에 EV6 GT는 보다 탄탄하면서도 날렵한 주행 특성을 달성할 수 있었다.

EV6 GT는 고성능 차량만이 가질 수 있는 비밀을 하나 숨기고 있다. 이는 뒷바퀴를 날리면서 차량을 미끄러뜨리는 '오버스티어'를 극대한 '드리프트 모드'다.

EV6 GT의 드리프트 모드는 오버스티어 상황에서 앞뒤 모터의 구동력을 적절히 배분해 드리프트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기존의 일부 전기차도 구동력을 후륜 모터로만 집중해 순간적인 드리프트를 구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EV6 GT의 드리프트 모드는 별도의 로직을 통해 본격적인 드리프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운전자가 EV6 GT의 드리프트 모드를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변속기를 P단에 체결한 정차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고 주행 모드를 스포츠 또는 GT로 바꿔야 한다. 이후 ESC를 완전히 해제하고 스티어링 휠 뒷편에 위치한 패들 두 개를 동시에 3초 동안 당기면 계기판에 드리프트 모드가 활성화됐다는 문구가 뜬다.

젖은 노면에서 진행된 드리프트 주행은 미끄러지는 차량의 제어가 녹록치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어 등장한 전문 인스트럭터는 차량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술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드리프트 기술에 숙련된 운전자나 높은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트랙에서 상당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고속주회로에서 만난 EV6 GT는 가속력은 물론 안정적인 주행과 제동성능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직선주로에서 최고속도인 260km까지 꾸준한 힘을 발휘하는가 하면 경사진 도로에는 조금의 불안감도 없이 바닥에 더 달라붙는 느낌으로 정숙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 능력을 선보인다.

EV6 GT 후륜에 적용된 전자식 차동제한 장치(e-LSD)는 367마력과 390Nm에 달하는 강력한 후륜 모터의 힘이 순간적으로 뒷바퀴에 전달됐을 때 불안정한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주행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접지력이 높은 바퀴에 좌우 구동력을 자동 배분해 코너링 시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켜 높은 출력이 노면에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잘 달리는 만큼 잘 멈추는 것도 EV6 GT 코너링의 비결이다. EV6 GT는 전륜 캘리퍼를 모노블럭 4피스톤 타입으로 개선하는 한편, 마찰 계수가 20% 향상된 브레이크 패드까지 적용했다. 새로운 통합형 전동 부스터를 적용해 제동 응답성도 개선했으며 회생제동 역시 EV6 GT의 고성능에 맞춰 튜닝됐다. 예컨대 기본형 EV6보다 회생제동이 작동하는 속도 영역을 넓히고, 강도를 높여 강력한 감속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속 주행에서도 제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지 않은 비결이라 할 수 있겠다.

EV6 GT 마친 소감은 강력한 성능에 편안함까지 갖춘, 생각보다 다루기가 편한 고성능 전기차가 등장했다는 생각이다.

행사에 함께한 인스트럭터는 “수입차 부럽지 않은 운전의 재미를 제공하고, 잘 세팅된 GT로 편안함과 정숙성은 물론 시내 주행에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피코리아 김미영 기자 may424@gpkorea.com, 사진=기아,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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