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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10년만에 삼성전자 회장 취임..."책임경영 강화"

이재용, 10년만에 삼성전자 회장 취임..."책임경영 강화"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2.10.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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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고 이건희 전 회장이 별세한 지 2년 만이자, 2012년 부회장 자리에 오른지 10년 만의 승진이다. 1987년 45세에 회장직에 오른 부친보다는 9년 가량 늦었지만,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적절한 시기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 회장의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승진은 8.15 특별사면을 통해 취업 제한 족쇄에서 풀린 지 2개월 반만에 이뤄졌다.

올해 54세인 이 회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대학원 경영관리학과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학업을 마친 뒤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 상무보로 복귀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으며 2003년 상무가 됐다.

2004년에는 삼성전자와 소니 합작사의 등기이사로 경영에 본격 참여했고 2007년 1월 전무 겸 최고고객책임자(CCO)로 승진했다. 2008년 4월 이후 최고고객책임자 보직을 내놓고 국내외 사업장을 돌면서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09년 5월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을 핵심으로 하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로 마무리되면서 후계 구도 재편이 가시화했고, 같은 해 12월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해 경영 보폭을 넓혔다.

2014년 5월 부친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섰고, 이듬해 5월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되며 그룹 승계를 위한 상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2016년 10월에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이 2008년 4월 비자금 특검 수사로 쇄신안을 내놓고 전격 퇴진한 이후 8년6개월 만에 삼성 오너 일가 중 처음이자 입사 이후 25년 만에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부터 고난이 시작됐다. 이 회장은 2016년 11월 참고인 신분으로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2017년 2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되며 삼성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영어의 몸이 됐다. 이후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풀려난 뒤 부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계승한 '뉴삼성' 비전을 밝히고 '이재용 체제'를 시작하려 했으나 작년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2020년 5월 총수로서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4세 경영 포기'를 전격 선언하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했으나 구속을 막지는 못했다. 지난해 8월 가석방된 그는 형기가 종료된 뒤에도 5년 동안의 취업 제한 규정 때문에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았으나 올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며 모든 제한이 풀렸다.

이 회장의 승진으로 삼성의 기업 문화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준법문화 정착 ▲노사문화 개선 ▲지속가능한 경영시스템 구축 등 사회적 기대와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변화를 약속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당시 '준법문화가 삼성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은 외부의 독립적인 준법감시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했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직접 준법감시위원회를 찾아가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 가치 향상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어닝쇼크'를 발표했다.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0조8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6조78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9%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14조970억원)은 3조원 넘게 줄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9조3829억원 이후 6분기만에 최저치다. 

영업이익의 약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전체적인 실적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DS부문은 3분기 매출 23조200억원, 영업이익 5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10조600억원) 절반을 간신히 넘는 수치다. 바로 전 분기인 2분기 9조9800억원와 비교해서도 4조원 넘게 큰 폭으로 줄었다. 주요 제품인 생활가전과 무선제품을 모두 포함한 DX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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