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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더 든든해진 코뿔소의 하체'

올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더 든든해진 코뿔소의 하체'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3.02.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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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브랜드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모델을 꼽으라면 '올뉴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아닐까 싶다.

10년 만에 3세대 풀체인지를 단행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첨단사양과 인테리어가 개선되면서 전고는 낮아지고 세련미가 넘친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엔진은 가솔린 P360과 디젤 D300을 쓰는데 마력을 숫자로 붙였다. 시승한 모델은 P360 오토바이오그래피 트림이다. 심장은 가솔린 직렬 6기통 3.0 트윈터보 360마력 51토크로 자동 8단변속기와 맞물려 한치의 오차없이 코뿔소의 넘치는 힘을 조율한다.

외형은 유려한 미래 디자인의 매력이 줄줄 흐른다. 차체의 면과 면 사이의 간격을 더욱 용납하지 않는다.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예술품에 가까운 디자인을 뽐낸다.

실내는 레인지로버와 유사한 디자인을 갖는다. 13.1인치로 커지 센터디스플레이와 판형으로 띄워 붙인 계기판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로 세련미를 갖췄다.

센터페시아부터 팔걸이와 중앙 콘솔로 이어지는 라인이 미끄러지듯 경사를 줘 시각적으로나 조작에서 편안하다. 비행기 콕핏의 형태로 스포츠 성향에 도움을 줬다는 느낌이다. 운전자가 오른팔을 편히 거치한 상태로 대부분의 터치 버튼들을 조작하기 아주 편하다. 콘솔박스엔 2단 냉장고도 있어 주고객이 중동부자들임을 잘 보여준다. 

둥글고 직관적으로 만든 터레인 리스폰스 버튼을 누르면 쑥 튀어나오면서 좌우로 돌리며 오프로드에 적합한 모든 상황을 즐길 수 있다. 에어 서스펜션이 차체를 수시로 오르고 내리며 진흙 자갈 눈길 빗길 경사로 등에 대처한다.

차체가 높고 육중하지만 주차보조 장치가 훌륭해 편안하다. 서라운드뷰를 작동시켜 입체로 보여주고 주변을 360도 돌려주기도 한다. 5미터(4946mm)가 살짝 안되는 전장에도 쉽게 주차할 수 있다.

2열은 전동 리클라이닝으로 편안하게 가족들을 모실 수 있다. 폭은 레인지로버와 동일한 2003mm로 광활한 수준이며, 전고를 낮췄음에도 머리가 닿을 일은 없다. 2열 독립 에어컨디셔너와 개별 디스플레이로 서로 다른 영화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주행감성도 조금 더 '스포츠' 모델 답게 기존 2세대 보다 단단하고 강한 하체감이 느껴진다. 

과거엔 한 덩치 하는 녀석이 쭉쭉 미끌어 지듯이 돌진했다면, 이번 3세대 스포츠 모델은 네바퀴가 강하게 지탱하면서 노면을 움켜 쥐며 튀어나간다. 직선 도로에서 악셀을 깊게 밟으면 기존 모델들 보다 반박자 더 빠르게 질주하는 특성도 보였다.

주행 감각의 비결은 이번 에어 서스펜션의 별칭인 '볼륨 에어 스프링'에 있는 듯하다. 기존엔 서스펜션 내부에 공기를 주입하거나 격벽을 풀었다 차단했다 반복했다면 이젠 에어의 고정성을 높였다고나 할까. 출발 코너링 과속방지턱 모두 서스펜션의 짧은 스트로크가 장점이다.

거기다 제동 기반의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포함한 전자식 액티브 디퍼렌셜이 적용돼 고속 코너링 안정성을 높였다. 덕분에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려는 성향이 평소 주행부터 급코너나 연속코너까지 상시 유지되는 일관성이 보인다.

2.5톤에 육박하는 '코뿔소'가 강인한 에어 스프링 덕분에 더 탄탄한 주행에 자신감을 가졌고, 제로백도 아주 조금이지만 빠르게 세팅돼 제로백 6초를 끊는다.

체감상 단단함이 불편함이 주진 않는다. 레인지로버는 스케이트장에서 아무런 마찰없이 쓱 미끌어지던 느낌이 강조되던 것과 달리 제법 스포츠주행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변속기를 D에 놓고 다이내믹 모드로 밟는다거나, S로 놓았을땐 운전대 뒷편 패들시프트로 스포츠 주행을 즐기면 어떤 차량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펀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차체가 무거워 무게중심을 정확히 옮기돼 지그재그 연속코너를 즐기는 데 세단 못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단점도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시원한 대신 야간에 2열을 밝혀줄 라이트 시설이 없다. 휴대폰 손전등을 켜야 했다. 또 트렁크 뒷편에서 2열 시트를 접기 위해 전동버튼을 눌렀더니 시트 등받이가 디스플레이를 강타하며 멈췄다.

굳이 또다른 단점을 찾자면 실내에서 문을 열기 위해 도어캐치를 잡아당기면서 매번 팔뚝으로 문을 열고 나가야했다는 점, 그리고 트렁크 내 우측면에만 홈을 파놔서 작은 인치의 골프백만 간신히 하나 구겨넣을 수 있었다.

48V 마일드하이브리드로 엔진의 사각지대를 돕고 있는듯 정숙성이 뛰어나고, 훌륭해진 스마트 크루즈컨트롤도 운전을 한층 편하게 했다. 한국형 티맵은 구간단속 기능까지 적용돼 장거리 운전이 아주 편리했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8km/l인데 1시간 정속주행 하면 13km/l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가격은 1억5807만원이며, 포르쉐 카이엔이나 BMW X7 등과 비교된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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