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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디 올뉴 그랜저 3.5 '진짜 그랜저 감성은 이거지'

현대차 디 올뉴 그랜저 3.5 '진짜 그랜저 감성은 이거지'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3.02.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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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7세대 신형 그랜저가 V6 3.5 가솔린, 2.5 가솔린, 1.6 하이브리드, 3.5 LPI 심장을 얹고 부활했다.

이 가운데 V6 3.5 가솔린 모델은 그야말로 현대차 가문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맏형이라 할 수 있다.

그랜저가 지난 36년간 대한민국의 플래그십 대표 세단을 책임져 온 것도 사실상 가장 높은 배기량의 가솔린 모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승한 가솔린 3.5 사륜구동(AWD) 모델은 그랜저의 진짜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악셀을 밟으면 '후웅~후웅' 공기를 빨아들이는 6기통 배기음이 아주 적절한 소리로 운전자의 마음을 감싼다. 제 아무리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이 잔기교를 부린다 한들 3500cc 자연흡기 엔진의 감성은 그랜저의 상징이다.

윗급 제네시스 G80는 가솔린 터보 엔진를 쓰는데 반해 그랜저는 자연흡기의 감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반대 감성으로 대응하고 있어 이를 즐기는 운전자들에겐 또다른 기쁨일 수 있다.

날카롭게 튀어나가는 터보의 맛 대신 지속적으로 밀어주는 최고출력 300마력과36.6kg.m 토크가 그랜저 체구에 딱이다. 낮은 1500~2000RPM 영역대에서 시속 100~110km를 꾸준히 내줄 만큼 점잖은 주행의 맛을 낸다.

스포츠 모드로 돌리면 3000~4000rpm 사이에서 6~7단 변속을 오르내리며 팽팽한 긴장감을 준다. 시속 100km 중반대로 치고 오른 후에야 8단 변속기가 부드럽게 차체를 밀어 준다.

트림 역시 캘리그래피로 최상위 모델이며 가격은 5700만원 선이다. 안밖 디자인도 블랙이 적절히 가미돼 선명하면서도 젊은 감성도 곳곳에 흐른다. 특히 2열 리클라이닝 시트는 내 가족을 회장님처럼 모시기에 부족함이 없다.

옛날 감성의 쿼터글래스와 전동 햇빛가리개도 각그랜저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묘한 분위기를 담았다. 다만 1열 시트가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지 못하다. 표면적 부분의 가죽질감이 단단한 편이어서인지 2시간 운전부터는 등허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1열 두 좌석 공히 그렇다.

그랜저 3.5의 4륜구동은 안정감을 준다. 과거 보다 살짝 단단하게 세팅됐고 코너링과 무게이동시 좌우 롤링에 상당히 강점을 띄고 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조금 더 진화해서 마치 에어 서스펜션의 성향을 살짝 닮아가는 느낌이다.

결국 이번 신형 그랜저는 제네시스 G80,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와 비교 가능한가 라는 질문을 던질만 하다. 스포츠 성향 대신 중후함과 안정성을 앞세운 3.5 가솔린 사륜구동 모델 정도면 더 윗급 브랜드들과 경쟁할 만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어 보인다.

6000만원 아래로 가격을 억제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들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디 올뉴 그랜저가 7세대에 와서야 그런 감성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사실 과거 그랜저 가지고는 G80 E300 530i에 대항하기 부족했고 현대차 입장에서는 적어도 제네시스에 대적할 만한 플래그십의 필요성을 지속 느끼고 있었던 터라 이번 그랜저 3.5에서 작정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약 600km의 거리를 타본후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었던 포인트는 남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파워였다. 자연흡기 엔진에다 높지않은 토크 36kgm임에도 운전자가 신경쓰이지 않도록 뭉실뭉실 파워를 자연스럽게 내주는 성능이 만족감을 선사했다.

컬럼식 변속레버와 무선업데이트 OTA는 새로운 요소임에도 불편함이 없었고 안밖의 디자인 요소는 주변의 시선을 받기에 충분할 만큼 요란스럽지 않으면서 심플한 최신 트렌드에 부합해 보였다.

연비 8~12km/L를 오가는 동안 가장 높은 고속도로 연비는 14.9km/L였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과는 전혀 다른 중후한 매력을 지녔고, 이것이 바로 현대차가 구현하고 싶었던 정통 그랜저의 맛이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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