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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 DBX707 '총알탄 패밀리 슈퍼 SUV'

애스턴마틴 DBX707 '총알탄 패밀리 슈퍼 SUV'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3.02.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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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이 슈퍼 SUV `DBX707`을 선보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슈퍼카 브랜드들이 잇따라 SUV를 출시하면서 대중과 친숙하게 다가가는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슈퍼 SUV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애스턴마틴은 지금까지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마세라티가 줄줄이 출시한 SUV 가운데 파워와 감성을 가장 극대화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어느 브랜드 보다 강인한 스타일의 디자인에 누구나 운전이 편하도록 실내공간을 세팅했다. 5미터에 육박하는 차체와 아늑한 2열 공간으로 패밀리 SUV에 못지 않은 편안함을 준다.

국내에서 DBX707와의 첫만남은 충격에 가까웠다. 외형은 볼륨감이 넘치는 남성적 스타일이면서도 곳곳을 곡선 라운드로 처리하면서 친근함을 준다. 큰 차체지만 무게중심이 낮게 설계돼 차체가 단단해 보인다.

기존까지의 슈퍼카와 달리 기본적으로 5000~7000RPM을 기분좋게 갖고 놀수 있는 여유를 갖춘게 특징이다. 과도한 배기음으로 주변을 불편하게 할 일도 없는 정도의 적당한 으르렁거림에 출발부터 아주 부드럽다.

자유로를 내달리는데 시트의 포지션이나 안착감이 그 어느 럭셔리 SUV 보다 편안하다. 거의 바닥에 붙어서 운전시야가 불편했던 세단형 스포츠카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래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슈퍼 SUV가 필요했구나 금세 이해가 됐다.

고 RPM 영역대를 오르내려도 DBX707은 힘겨워하질 않는다. 엔진과 미션이 과도하게 팽팽하다는 느낌 보다는 아주 쫀쫀하게 묶여있는 상태에서 마치 활 시위를 부드럽게 당겨놓은 상태가 지속된다.

국내 시승뒤 그 다음주인 지난 10일 일본 후지스피드웨이에서 시승의 기회도 운좋게 찾아왔다. 하지만 서킷 방문과 동시에 폭설이 쏟아지는 바람에 동승체험으로 만족해야했다. 인스트럭터도 100% 힘을 발휘해볼 순 없었지만 설원위 드리프트는 일제히 환호성을 지를 만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다시 만난 `DBX707`은  굵은 보디라인으로 강력함을 표현하면서도 근엄함 대신 젊은풍의 단단함이 돋보였다.

근육질 볼륨과 깊게 들어가고 나온 공기흡입구가 예술이다. SUV라고 하기엔 낮은 차체 포지션으로 CUV에 가깝다는 인상이다. 차체 길이가 5m 4cm인데 전고는 1m 68cm로 상당히 낮다.

시트에 앉으면 그냥 전투기 콕핏과 흡사하다. 센터페시아부터 센터콘솔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미끄럼틀 타듯 부드럽게 내려오면서 두텁게 마련돼 있다. 크게 자리잡은 원형 센터디스플레이는 마치 MINI의 원형 센터페시아를 두배쯤 키운 모습이다.

하단 콘솔은 카본재질로 온통 덮어씌워 자꾸 만지게 되는 고급감이다. 센터페시아 맨 위에 자리잡은 버튼형 기어변속기가 희귀한 디자인 포인트다. 주행중에 막대형 변속기를 조작하던 시대는 끝났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지 않아도 91.8kg.m 토크가 흘러 넘치고 707마력으로 원하는 만큼 밀어준다. 기어봉을 올리고 내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패들시프트로 웅웅거리며 조작하면 즐길 준비 끝이다.

시동을 걸면 초고성능 V8 4.0 트윈터보 엔진이 우렁차게 깨어난다. 운전자의 감성도 함께 깨울 만큼 적정한 진동과 배기음이 아름답다. 주행모드는 스포츠와 GT 모드를 번갈아 가며 이 전투기를 몰면 된다.

각국에서 참여한 애스턴마틴 시승 미디어 기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설렘반 긴장반이다. 예고없던 폭설에 풀악셀 707마력을 음미할 순 없겠지만 인스트럭터와 동승으로도 충분히 슈퍼 SUV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애스턴마틴 DBX707은 폭설에서도 헛바퀴를 최소화 하면서 직선주로와 급커브를 소화했다. 오히려 발목 넘어까지 쌓인 방금 내린 폭설이라 사각사각 드리프트를 느끼기에 최상이다.

눈발을 헤치며 급가속을 하다가 부드러운 스티어링휠 조작에 DBX 707이 휙 자세를 돌린다. 어떤 위험한 느낌이나 마른 노면의 마찰 소리도 없이 매끈하고 오차없이 싹 돌아나간다.

뒷바퀴 굴림 중심이기에 후륜 타이어는 무려 325mm 23인치 폭으로 안정성을 유지한다. 전륜은 285mm 23인치다. 후륜 315mm까지 포르쉐 카이엔 터보 등에서 경험해 봤지만 그보다 큰 바퀴 면적은 처음이다.

질주는 지루할 틈이 없다. 낮은 rpm부터 쏟아내는 토크지만 역시 4000rmp 부근에서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힘은 기대 이상이다. 6000~7000rpm 사이를 오갈때도 DBX 707은 전혀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꾸 엔진회전수를 올려달라고 보채는 것 같다.

V8 트윈터보 엔진의 부드러운 질감과 고 rpm에서의 팽팽한 미션이 언제든 가속에 가속을 더한다. 브레이킹 능력도 출중해 재가속이 두렵지 않다. 다만 온통 흰눈이 덮인 서킷의 넓은 광장이기에 미끄러짐을 얼마나 제대로 제어하는지 확인이 되는 기회였다.

차량자세제어장치(ESC)를 끄고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뱅글뱅글 돌아나가는 장면도 유연하고 부드럽다. 참가한 각국 미디어들은 동시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마치 애스턴마틴 DBX707가 피겨스테이팅 트리플악셀을 보여주는 듯한 장면이다.

새로운 9단 습식 클러치 자동변속기는 운전자가 눈치 못챌 만큼 빠르고 부드럽게 엔진의 힘을 받아들인다. 제로백 3.3초 성능에도 부드러운 아이스쇼의 한 장면을 연출했다.

아울러 소프트도어 클로징 도어부터 2열의 넉넉한 승차감, 그리고 천정의 풀사이즈 선루프 등은 패밀리 SUV로도 손색없다.

가족과 함께 할땐 멋쟁이 아빠의 SUV이고, 혼자 펀드라이빙을 즐길땐 서스펜션 모드부터 ESP, 액티브 배기사운드 선택 등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기 딱 좋은 슈퍼 SUV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애스턴마틴,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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