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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EV 완전분석 `프리우스 vs 아이오닉` 장단점 보니

PHEV 완전분석 `프리우스 vs 아이오닉` 장단점 보니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7.09.01 18:33
  • 수정 2017.09.0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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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프라임 '연비, 속도, 반응 굿!`..아이오닉PHEV '스포츠 주행성능 깜짝`

요즘 대세는 친환경과 전기(電氣)라고 할 만하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이슈가 뜨겁다. 컨설팅업체 KPMG의 ‘2017 글로벌 자동차 산업 경영자 조사 보고서’를 보면 자동차업계의 키 트렌드(key trend) 1위에 ‘배터리 전기차’가 올랐다.

볼보는 “2019년부터는 내연기관으로만 움직이는 자동차는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온전히 전기로만 가는 자동차는 아직 미완성이다. 아직은 배터리 성능이 이상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터리를 가능한 한 작게 만들고, 최대한 빨리 충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이틈을 파고든 차종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다. 줄여서 PHEV라고 많이 쓴다.

여기서 ‘알쓸신잡’같은 상식 하나. EV, HEV, PHEV의 구분이다. EV 는 완전 전기차다. 내연기관이 없다. HEV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합쳐놓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PHEV는 HEV에서 전기 모터의 용량을 늘리고, 가정이나 충전소에서 쉽게 충전을 할 수 있게 만든 전기차다. 배터리 기술이 발전한다면 궁극적으로 EV로 가게 되겠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그래서 지금 여러가지 장점을 추려 나오는 전기차가 바로 PHEV다.

현재 PHEV의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2종류의 PHEV를 시승했다. 토요타의 프리우스 프라임과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PHEV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프리우스와 아이오닉은 전기차의 간판이라고 할 만하다. 둘다 한번 충전으로 900km를 너끈히 주파한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전환기를 책임지는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메이커들의 노력은 높이 사야할 것 같다.

●현대 아이오닉 PHEV '연비 20.5km/L 강점'

 

현대차의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Q트림(소비자가 3871만원)을 타봤다. 충전어시스트패키지, 컴포트패키지 등이 풀 옵션 장착이다. 한번 완전히 충전을 한 뒤 휘발유를 한 방울도 쓰지 않고 전기모드로만 달릴 수 있는 거리가 46km라고 한다. 통상적인 출퇴근은 전기로만 가능하도록 맞췄다는 게 제조사의 설명이다. 8.9kWh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와 44.5kW 전기 모터가 그 역할을 한다.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kg·m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최고출력 60.5마력(44.5kW 환산 시), 최대토크 17.3kgf·m의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이 적용됐다.

기본적으로 전기 모드가 적용되고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 이하가 되면 하이브리드차가 된다. 운전자가 하이브리드 모드(HEV)를 선택할 수도 있다. 연비는 휘발유 기준 20.5km/L, 전기 기준 5.5km/kWh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배터리 완속충전 소요 시간은 3시간이다.

자료를 찾다보니 누군가 경제성에 대해 분석해 놓은 게 있었다. 아이오닉 PHEV와 HEV의 N트림 모델을 기준으로 충전기 단가, 동절기 심야요금 기준 전기요금, 하루 45Km 주행, 보조금 등등을 감안해서 차액을 뽑으려면 10년쯤 걸린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그 계산을 한 이용자도 “주행성능과 정숙성이 PHEV의 메리트”라고 했다.

● 현대 아이오닉 '좁은 뒷좌석은 단점'

 

운전석에 앉았다. 뒤를 돌아보니 뒷자석 자리가 무척 좁다. 어른들이 타려면 앞좌석을 당겨줘야 할 정도였다. 말할 것도 없이 차는 조용했다. 형사들이 잠복 수사하면서 용의자 따라다닐 때 쓰기에 최고일 듯 싶었다.

전기차가 조용하다는 장점은 때로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에서 도무지 사람들이 비켜주질 않았다. ‘빵빵’하고 울리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냥 흐름에 맡기다 보니 50m 골목 빠져 나오는데도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다. 스위치를 누르면 ‘띵동, 띵동’같은 자전거 벨소리가 나오거나, 예전에 트럭들 후진할 때 나오는 ‘엘리제를 위하여’같은 음악이 나오게 하면 어떻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스포츠 주행성능 깜짝..자율주행도 수준급

자동차전용도로로 나와 가속능력을 테스트했다. 먼저 ‘스포츠 모드’를 적용했다. D컷 스티어링 휠에 패들시프트까지 달린 이유가 있었다. 차는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박력이 있었다.

“노인네도 아니고 무슨 전기차를••••••”이라고 생각했던 선입견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주중엔 얌전히 출퇴근에 사용하고, 주말엔 교외로 나가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딱이라고 할 만했다.

아이오닉 PHEV는 자율주행 능력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전방카메라가 차선을 감지하고 자체 제어를 통해 차선을 유지해주는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을 갖췄다. 자유로의 시속 90km 구간단속 지점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을 작동하니 마음이 느긋해졌다. 충돌할 가능성이 있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자동 긴급제동(AEB•Autonomous Emergency Braking)’ 기능도 있다. 그야말로 미래형 컨센트를 최대한 담아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 프리우스 프라임 '한번에 960km 주행'

 

프리우스 프라임(PHEV•소비자가 4830만원)은 전기차에 관한 한 선도적인 메이커라고 할 수 있는 토요타의 최신작이다.

‘한번에 960km를 달릴 수 있다’는 이 차가 1000km 훨씬 넘게 달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앞뒤 길이 4645mm, 좌우 폭1760mm, 높이 1470mm. 실내 공간이 아이오닉에 비해 여유가 있었다. 뒷좌석에 어지간한 성인이 앉아도 무릎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대신 가운데 자리에는 아예 좌석대신 손잡이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5인승이 아니라, 4인승인 셈이다.

앞이나 뒤에서 보면 프리우스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하지만 옆에서 보면 멋진 근육의 보디빌더인데 주행성능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 것이겠지만, 바퀴가 차체에 비해 너무 작다는 느낌이 드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전기주행거리는 약 40km. 배터리 용량은 8.8kWh다. 아이오닉PHEV가 DCT 6단 변속인데 비해, 프리우스 프라임은 무단(CVT)변속이다. 토요타가 밝힌 프리우스 프라임의 급속충전시간은 2시간30분, 완속은 4시간30분이다.

●프리우스 명성 그대로 '연비, 속도, 반응 굿!'

 

운전석에 앉아서 보면 대시보드도 기존 차량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곡선이 중심이 되는 대시보드는 상당히 멀어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디지털 계기판은 뭔가 ‘내가 첨단 자동차에 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은 1.8L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가 장착돼 있다. 시스템 합산 최고 출력은 122마력이다. 도심연비 23.0km/L, 복합연비 21.4km/L, 고속도로 연비 19.6km/L다. 컴퓨터 부팅하듯이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부드럽게 나간다.

아이오닉처럼 패들쉬프트는 없지만, 파워모드(스포츠모드)로 하면 힘이 넘쳤다. 토요타에 따르면 공식자료는 아니지만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이 10.4초쯤 된다고 한다. 실제 운전해보니 그보다 빠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적한 도로에서 급가속과 급제동을 해봤다. 몸에 착 감겨 있는 것처럼 부드럽고 안정적이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한 급격한 핸들 조작도 잘 받아냈다.

●프리우스 회생제동 등 첨단기능 집약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울컥하는 느낌이 든다. 회생제동(regenerative braking)때문이다.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차량에 탑재된 전기모터가 역회전하며 제동력이 발생한다.

이 제동력으로 차의 속도를 줄이면서 동시에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이 앞쪽 디스플레이 화면에 그대로 나타난다. 아이오닉 역시 회생제동 방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전기차는 물론 전철 등 철도, 승강기 등에서는 오래 전부터 적용해온 기술이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AC)도 탑재돼 있다. 오르막길에 정차한 상태에서 출발할 때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에서 가속 페달로 발을 옮겨도 차가 뒤로 밀리지 않고 부드럽게 출발할 수 있다. 이 때 가속 페달을 너무 세게 밟아도 타이어가 헛돌지 않도록 한다. 에어백도 운전석 무릎보호용까지 포함해 8개나 되니 안전에 대해서는 믿을 만했다.

●곧 다가올 미래차 '확산성 충분'

프리우스 프라임과 아이오닉 PHEV를 시승해본 뒤 전기차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아직 전기차 보급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UBS가 조사했더니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이유는 비싼 가격(48%), 짧은 주행거리(43%), 부족한 충전시설(42%), 짧은 배터리 수명(39%)였다. 답을 하나만 고르는 설문이 아니었는데,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이 4가지 이유 때문에 주저주저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전문기관은 2025~2029년쯤 전기차의 판매가격이 내연기관을 쓰는 자동차보다 저렴해질 걸로 예측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까지는 휘발유, 경유차량을 퇴출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전기차를 타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인프라 지원이 서구의 그것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앱을 통해 충전장비가 있는 곳을 찾아갔는데 관리가 엉망이라 충전을 못했다는 경험이 인터넷 곳곳에 올라와 있다. 현대차가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라는 걸 들고 나온 것도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PHEV는 지원금도 순수 전기차에 비해 미미하다. 하지만 경제성과 재미, 얼리 어댑터로서 만족감 등 복합적으로 고려한다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의 확산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저런 고민이 된다면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 집에서 회사까지 거리가 20km 안쪽이라면 출퇴근 비용이 거의 안 든다. 퇴근 후에 충전해 놓으면 너끈히 회사까지는 전기로만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출퇴근 기름값을 이렇게 아끼면 주말은 몇 배로 풍요로워질 것이다.

/조정훈(모터칼럼니스트) tigercho333@hanmail.net, 사진=지피코리아, 토요타,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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