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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쇼크” 현대차 3분기 흑자전환에도 연간 판매목표 16만대 감축

"반도체 쇼크” 현대차 3분기 흑자전환에도 연간 판매목표 16만대 감축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10.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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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도 올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반도체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기존 대비 16만대나 줄이기로 결정했다. 전기차, 제네시스, SUV 등의 판매확대로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큰 기대가 되질 않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26일 2021년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매출액 28조8672억원과 영업이익 1조60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3138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세타엔진 관련 품질비용으로 2조1000억원을 충당금으로 설정, 9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아쉬웠다. 현대차는 올 3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89만8,906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의 경우 15만4,747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부진했다. 해외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74만4,159대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판매 부진은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차질이 주요 원인이었다. 8월 이후 인피니온,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유럽 반도체 업체의 동남아시아 생산 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봉쇄되면서, 국내 공급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산공장, 울산공장 등은 수차례 공장을 멈춰야만 했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당초 3분기 이후에는 반도체 수급난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반도체 공장폐쇄가 길어지면서 심각해졌다”며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10% 가량의 생산차질이 발생해 재고 물량을 활용해 공급 차질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판매 감소에도 높은 수익을 올린 것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 덕분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비롯해 GV70, 투싼 등 SUV 신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덕분에 전체 물량 감소 및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영향을 상쇄하면서 매출액이 늘었다. 2021년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한 1,157원을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81.9%를 나타냈다.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효과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매출액 대비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품질 관련 비용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포인트 낮아진 12.6%를 기록했다. 2021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해 1조 6,06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5.6%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주요 국가들의 경기 개선과 백신 접종 등에 따른 코로나19 상황 호전으로 수요 회복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 정상화 지연에 따른 생산 차질 및 글로벌 재고 부족 등의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품목의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은 올해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여파가 지속됨에 따라 생산 정상화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로 인해 반도체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2021년 판매 전망을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자동차 부문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전년 대비 기존 14~15%에서 17~18%로, 영업이익률 목표는 기존 4~5%에서 4.5~5.5%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 계획은 미래 성장을 지속하는 동시에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기존 8조9000억원에서 8조원(▲R&D 투자 3조3000억원 ▲설비투자(CAPEX) 3조9000억원 ▲전략투자 8000억원)으로 변경했다. 주주환원은 연초 발표한 전년 동등 수준 이상의 배당 추진 목표를 유지했다. 

이밖에 환율 변동성 확대 및 코로나19 상황 지속 등의 대외 요인도 경영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전사 역량을 동원한 부품 추가 물량 확보 지속 추진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감소 최소화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한 유동성 관리 중심의 경영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는 올해 출시한 아이오닉 5와 제네시스 GV60 등 E-GMP 기반의 전용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차량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해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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