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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반갑다!` 국내 포뮬러 레이스 부활

[칼럼] `반갑다!` 국내 포뮬러 레이스 부활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10.30 07:33
  • 수정 2013.10.3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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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코리아 포뮬러 챔피언십 개최 앞둬…동일 조건에서 겨루는 진검승부


대체 얼마만인가? 2007년 이후로 사라졌던 국내 포뮬러 레이스가 드디어 다시 포문을 열었다. 이름하여 코리아 포뮬러 챔피언십. 2014년부터 슈퍼레이스 국내 경기와 함께 개최된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27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최종전에서 코리아 포뮬러 시범경기가 개최됐다.

참가자는 총 7명. 그 중 레이스1에서 우승한 안정민(30, 킴스레이싱)은 2007년 포뮬러 시리즈 종합 2위에 오른 후 대회가 사라지며 갈 곳을 잃은 대표적인 경우다. 이후 GT마스터즈 엘리사 클래스, 슈퍼레이스 1,600cc 클래스 등 투어링카 대회를 전전해왔다. 그리고 이번에 포뮬러가 새로 도입되면서 대회 참가를 준비, 복귀전에서 우승컵을 거머쥐게 됐다.

레이스2 최후미에서 출발, 참가자 전원을 추월하며 우승을 거둔 김학겸(18, 피노카트)은 아버지 김영관(르노삼성), 형 김종겸(서한-퍼플)을 따라 지난 2003년 8살 때 카트에 입문했다. 올해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 종합 3위에 올랐으며, 지난 7월 킴스레이싱 포뮬러스쿨 1기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내년 시리즈 참가를 목표로 하던 중 사전 점검을 위해 참가한 시범경기에서 우승까지 거두게 된 것이다.

그 밖에 투어링카 출신의 김용태, 김상덕, 류주현, 서승범 등이 참가했고, 일반인 대학생 강병철이 지난9월 포뮬러스쿨 3기 수료 후 참가자격을 얻어 생애 첫 레이스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코리아 포뮬러 챔피언십의 목표는 기량 향상을 원하는 투어링카 선수, 스텝-업을 원하는 카트 선수는 물론 입문을 원하는 일반인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리아 포뮬러 오거나이저(KFO)는 포뮬러스쿨을 통해 교육과 검증을 거친 이에게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머신의 성능뿐만 아니라 드라이버들이 수준도 비슷하게 유지해, 서로 배려하는 가운데 경쟁하는 스포츠맨십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경기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사실 레이스에 나서기 전 경주차를 미리 익히고 충분히 습득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아무리 자동차와 트랙 자체를 즐기는 이들이라도 계속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면 그 이상을 갈구하게 된다. 선수들은 스텝-업에 대한 부담과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레이스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은 전문적인 교육을 원한다. 무조건 트랙에서 차를 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자동차와 트랙주행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카트만 탄 어린 선수들은 특히 더 그렇다. 여기서 KFO는 포뮬러스쿨이라는 답을 찾은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모든 머신이 동일한 조건을 유지한다는 점. 이를 위해 한군데의 업체에서 정비를 맡아 관리하고, 드라이버들은 제비뽑기를 통해 선택된 임의의 머신으로 경기에 나서게 된다. 세팅도 기본적인 부분 외에는 제한되며, 타이어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직접 제공되는 동일한 타이어만 사용한다. 그야말로 드라이버의 실력만으로 겨루는 ‘진검승부’인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포뮬러원(F1)의 모습은 비현실적인 세계의 비현실적인 기계다. 하지만 코리아 포뮬러 챔피언십과 포뮬러스쿨에 사용되는 FK-1600 머신은 오히려 처음 본 사람들이 깔볼 정도로 친근하면서도 원초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입문급 포뮬러를 통해 성능에 대한 부담이 적도록 목표를 잡았다.

FK-1600 머신은 일본에서 모터스포츠 붐이 일어나 너도나도 레이스에 뛰어들던 시기에 만들어진 포뮬러 주니어(FJ) 머신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다. 타이어는 FJ 전용 슬릭 타이어를 생산해오던 일본 요코하마 측이 협조할 뜻을 밝혀 수급 문제는 해결됐다.


하지만 FJ는 이미 일본에서 생산이 중단된 차종이고 대회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 따라서 KFO 측은 국내 업체와 협의해 주요 부품 국산화를 진행 중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미 다양한 업체들이 코리아 포뮬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J5서스펜션과 데피고 브레이크 패드가 테크니컬 스폰서 참여하며, 국내 선글라스 업체인 SNRD가 대회 오피셜 파트너로 참가한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코리아 포뮬러는 국내 포뮬러 레이스의 명맥을 잇는 것은 물론,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확한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입문급 클래스이자 모터스포츠가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KFO 측은 2014년 코리아 포뮬러 챔피언십에 일본의 포뮬러 및 카트 선수들도 대거 참가시켜 최고 20대의 포뮬러 머신으로 그리드를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코리아 포뮬러를 통해 한국 모터스포츠가 진정한 참여형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민재(카레이서) goformula@naver.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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