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공장은 앞으로도 전략적인 중요성을 유지할 것이고 지금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마이클 로쉘러 폴스타 CEO는 르노코리아의 부산공장을 축으로 한 북미·아시아 전략,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 한국 시장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연이어 드러냈다. 그는 "뛰기 전에 걸어라"는 영어 속담을 직접 인용하며 무리한 확장 대신 품질과 수익성을 우선하는 신중한 경영 기조를 강조했다.
로쉘러 CEO는 지난 20일 서울 한남동 폴스타 서울 스페이스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폴스타의 전략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폴스타가 유럽·북미·아시아 3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을 짜고 있다며 부산을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생산 거점으로 규정했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폴스타4는 최근 캐나다에 첫 도착했다. 로쉘러 CEO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리스크가 있지만 부산 선택이 관세 회피가 아닌 품질·비용 효율성·운영 경험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또 2022년에 이미 부산 생산을 결정했다는 점을 들며 전략적 판단임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조건을 명확히 제시했다. 로쉘러 CEO는 "북미 시장에서 성공을 먼저 확인한 뒤 다음 단계를 검토할 것"이라며 무리한 확장은 경계했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을 연구·개발(R&D)나 디자인 거점으로 확장하는 방향도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은 생산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태도다. 북미 소비자가 특히 까다롭다는 점을 언급하며 품질 검증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브랜드 전략은 프리미엄 포지셔닝 강화가 중심이다. 로쉘러 CEO는 "폴스타의 가치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고성능·지속가능성 세 축으로 분명히 정리된다"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폴스타는 할인보다 디자인·브랜드·친환경 가치를 앞세운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과 퍼포먼스를 모두 원하는 젊은 세대가 폴스타의 핵심 타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한국 시장에는 폴스타3와 폴스타5라는 상위 라인업이 투입된다. 대형 SUV인 폴스타3, 하이엔드 퍼포먼스 GT인 폴스타5가 폴스타4의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로쉘러 CEO는 "폴스타5는 제로백 3.2초대의 성능과 재활용 소재 기반의 실내, 넉넉한 공간을 갖춘 모델"이라며 "두 모델은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전략 차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는 폴스타4가 중심에 있다. 올해 1~10월 폴스타의 국내 판매량은 약 25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하며 26개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로쉘러 CEO는 "폴스타4가 한국 소비자와 가장 잘 맞는 모델이라며 디자인·성능·가격 경쟁력의 균형이 성장을 이끌었다"며 "서울 스페이스 등 브랜드 공간과 리테일 파트너의 활동도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서비스 신뢰도는 볼보자동차 네트워크로 확보한다. 그는 "볼보의 서비스센터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에게 마음의 평화를 준다"고 말했다. 한국 내 30여개 이상의 서비스센터와 경험 많은 엔지니어들은 신생 브랜드가 가지기 어려운 기반이다. 온라인 중심 판매 체계도 전시장 상담·체험을 결합해 고객 진입 장벽을 낮췄다.
배터리 전략은 장기적으로 '현지 수요 반영'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 배터리 탑재 확대에 대한 질문에 로쉘러 CEO는 "특정 계약보다 한국 시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며 "SK온 등과의 조달 확대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준비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폴스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