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모빌리티(KGM)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가 압도적인 경제성을 앞세워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출시 반년 만에 연간 판매 목표를 조기 달성하며 '기름 많이 먹는 차'라는 편견을 깨고 소상공인과 레저 인구를 동시에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2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픽업트럭 신차 등록 대수는 2만918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925대와 비교해 91.5% 급증한 수치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2019년 이후 매년 판매량이 감소하며 하락세를 걸었으나 올해 무쏘 EV와 기아 타스만 등 경쟁력 있는 신차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6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시장 성장의 중심에는 KGM이 있다. KGM에 따르면 무쏘 EV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10월까지 약 7개월간 국내 시장에서 총 6892대가 판매됐다. 이는 당초 설정한 연간 판매 목표치인 6000대를 약 15% 초과 달성한 수치로 침체됐던 내수 픽업 시장의 반등을 성공적으로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무쏘 EV를 포함해 기존 내연기관 모델인 '무쏘 스포츠&칸(구 렉스턴 스포츠)'까지 합친 KGM의 픽업 라인업 누적 판매량은 10월 기준 1만3826대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국내 전체 픽업트럭 판매량의 66.1%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KGM이 사실상 국내 픽업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쏘 EV가 시장을 뒤흔든 핵심 요인은 단연 압도적인 '가성비'다. 무쏘 EV의 트림별 가격은 4800만원에서 5050만원으로 책정됐으나 국고 보조금 652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더할 경우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로 떨어진다. 6000만원을 호가하는 수입 픽업트럭은 물론 동급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다.
유지비 절감 효과는 주행 거리가 긴 소상공인들의 수요를 폭발적으로 끌어당겼다. 오피넷 유가 기준으로 30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무쏘 EV(복합전비 4.2km/kWh)의 충전 비용은 약 23만원 수준이다. 반면 동급 내연기관 픽업인 기아 타스만(약 61만원)이나 쉐보레 콜로라도(약 64만7000원)를 운행할 경우 유류비가 두 배 이상 발생해 전기 픽업 이용 시 최대 41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

실제 소상공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쏘 EV의 경제성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의류업에 종사하는 한 이용자는 "시장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떼올 때 기존 SUV로는 한계가 있어 픽업트럭이 필요했다"며 "무쏘 EV는 짐을 싣기에 충분하고 유지비 부담도 적어 만족한다"고 전했다.
KGM은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도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 브랜드를 과거 쌍용차 시절의 전설적인 모델인 '무쏘'로 통합 변경하며 정통성을 강조했고 아웃도어 트렌드에 맞춰 V2L(외부 전력 공급) 기능을 탑재해 활용도를 높였다. 또 80.6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하며 주행 거리 불안감을 해소했다.


내수 시장에서의 성공은 글로벌 수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무쏘 EV는 지난 5월 첫 선적을 시작으로 독일과 튀르키예 등 유럽과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10월까지 총 2046대가 수출됐다.
KGM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소진으로 4분기 내수 출고가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계약 대기 물량이 충분하다"며 "안정적인 생산 라인 가동과 글로벌 판매망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K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