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비수리 비용에서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평균 2.7배 높아 소비자 부담 격차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는 최근 3년간 동일 문제 재발과 불만 제기율이 꾸준히 개선된 반면, 수입차는 비용 구조 개선이 지체되며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과잉정비와 임의정비 비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비용 부담의 차이는 브랜드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7월 전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25차 자동차기획조사’에서 국산·수입차 보유자의 최근 정비·수리 경험을 비교한 결과, 수입차 정비비용이 국산차 대비 평균 2.7배 높게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정비소에서 어떤 비용을 지불했고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 패널 기반 전국 단위로 진행됐으며, 자동차 보유자를 표본으로 해 브랜드별 정비 품질과 비용·불만 요소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비 현장에서 발생하는 과잉정비, 정비오류, 임의정비 비율은 평균 5.8~7.6% 수준에서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국산차는 6~8%, 수입차는 4~6%로 국산차 보유자의 부정 경험이 더 많았지만 비용 부담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났다.
정비·수리 후 동일 문제가 재발한 경험률은 국산차가 6.9%로 낮아지며 처음으로 수입차 10.5%보다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비 결과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경험 역시 국산차는 8.5%, 수입차는 9~10%대에서 정체돼 국산차의 개선세가 뚜렷했다. 실제 지난 3년간 국산차는 동일 문제 재발률이 13→13→6.9%로 급감했고, 불만 제기율도 15→13→8.5%로 하락했다.
반면 수입차는 동일 문제 재발률이 11%대, 불만 제기율이 9~10%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산차의 AS 관리 품질이 빠르게 안정되면서 비용 대비 만족도가 개선된 반면, 수입차는 비용·부품 가격·노동시간 단가가 높아 소비자 체감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비비용 격차가 2.7배까지 벌어진 것은 실제 부품 단가와 공임의 차이뿐 아니라 서비스 운영 구조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수입 브랜드가 직영 서비스센터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 선택 가능한 정비 채널이 제한되고, 부품 수급 지연과 공임 단가가 누적되며 비용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지속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브랜드는 협력망을 넓히고 정비 프로세스를 표준화하면서 비용 경쟁력과 품질 개선을 동시에 추구해온 것이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컨슈머리인사이트는 정비·수리 품질 관련 지표가 비용과 동시에 소비자 만족도에 직결되는 만큼 수입차 브랜드들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잉정비와 오류정비 비율이 수년째 정체된 상황에서 비용 격차가 유지되면 소비자 신뢰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비 후 서비스 만족 여부를 확인하는 연락이나 안내 역시 브랜드별 편차가 있어, 정비 과정 전반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정비 과정에서의 정확성·투명성은 비용 못지않게 소비자의 신뢰와 직결되는 요소"라며 "국산차는 최근 개선세가 뚜렷하지만 수입차는 비용 부담과 정비 품질 간 괴리가 나타난 만큼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피코리아 김미영 기자 may424@gpkorea.com, 사진=컨슈머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