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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없어서 못 팔았다"…폭스바겐 전기차, 완판 행진 속 공급 공백

"10월? 없어서 못 팔았다"…폭스바겐 전기차, 완판 행진 속 공급 공백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5.11.1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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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ID.4의 지난 10월 국내 판매량이 '0대'를 기록한 것은 판매 부진이 아닌 '초도 물량 완판'에 따른 반전으로 확인됐다.

올해 전기차가 폭스바겐코리아 전체 판매의 56%를 넘어서며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폭스바겐그룹 본사는 8조원대 리비안 투자를 통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와 쿠페형 모델 ID.5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각각 1523대, 764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한때 '디젤 게이트'로 위기를 겪었던 폭스바겐이 전동화 전환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월별 실적표상 ID.4는 10월 0대, ID.5는 단 1대의 판매고를 올려 일각에서 부진 우려가 제기됐다. 이들 두 전기차 모델의 10월 총판매량은 1대에 그쳤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10월 판매 급감은 인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국내에 배정된 초도 물량이 9월 말경 이미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라며 "추가 물량이 11월 중 입고될 예정으로, 고객 인도가 곧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D.4의 '완판' 행진은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주효했다. 2025년형 ID.4는 수입 전기차 중 최대 수준인 422만원의 국고 보조금이 책정됐다. 여기에 폭스바겐코리아가 1000만원 수준의 자체 할인을 더하면서, 서울 기준 실구매가는 3887만원까지 낮아졌다.

이런 전기차의 인기에 힘입어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 체질도 극적으로 변했다. 올해 1~10월 폭스바겐코리아의 전체 판매량 4048대 가운데 전기차 2종(ID.4, ID.5)의 판매량은 2287대로, 전체의 56.5%를 차지했다.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더 높아진 것이다.

한편 폭스바겐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과거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의 개발 지연으로 신차 출시에 차질을 빚는 등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손잡았다.

폭스바겐은 리비안과 E/E 아키텍처(전장 설계 구조)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최대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양사의 합작 투자사인 RV 테크는 2027년 출시 예정인 소형차 '아이디에브리원(ID.Every1)'에 이 신규 아키텍처를 처음 탑재할 계획이다.

이런 대규모 투자는 글로벌 전동화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1~9월 '중국 외' 세계 전동화 자동차(PHEV 포함) 시장에서 91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테슬라(78만5000대)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수치다.

다만 국내 시장의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폭스바겐 전기차는 ID.4와 ID.5 두 모델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ID.3, ID.7, ID.버즈 등 다양한 전기차가 판매되고 있다"며 "국내 사정에 맞는 신규 모델을 적극 도입해 전동화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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